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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세대 생활방식, 2019
    essay 2021. 7. 23. 12:09

    N세대 생활방식

     

     

     

    1994년에 태어난 나는 책상 위에 올려진 두꺼운 컴퓨터로 크레이지 아케이드를 하던 시절을 지나 이제는 손으로 있는 아이폰으로 인스타그램을 한다. 또래는 다들 이런 시간을 겪었을 텐데, 이런 우리를 N세대라고 한다. 다음은 N세대를 설명해주는 포털사이트 글이다.

     

    ••• N세대는 ‘Net 세대 줄임말로, 인터넷으로 대표되는네트워크 세대라는 의미를 지닌다. 대개 1977 이후 태어난 N세대는 인지능력이 생길 때부터 컴퓨터와 친숙해졌고, 인터넷을 자유자재로 활용하며 인터넷이 구성하는 가상공간을 삶의 중요한 무대로 인식한 세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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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 친구가 애인이 헤어지자고 해서 정신이 없다고 말했다. 자초지종을 듣고 해결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친구와 연락을 끝냈다. 그리고 며칠 친구를 만났다. 다행히도 해결이 됐는지 웃는 얼굴이었다. 친구는 자신이 찌질하게 매달린 이야기를 해줬다. 그리고 중엔 이런 얘기도 있었다.

     

    애인이 헤어지자고해서 너무 슬퍼서 울고 싶었는데 눈물이 나는 거야. 그래서 유튜브에드라마 눈물 연기 모음검색해서 그거 보고 울었다?” 

     

    찌질하게 매달린 얘기를 들었을 때도 웃겼지만 말을 했을 정말 웃을 수가 없었다. 그러면서 나와 친구는 우린 이제 유튜브 없으면 수도 없게 됐다며 조소를 띄며 이야기했다. 하지만 친구가 마냥 돌연변이 같았던 아니다. ‘드라마 눈물 연기 모음 평소에 검색하던 아니어서 그렇지 우리는 애인과 헤어져 슬픔에 빠지고 싶은 날엔 노트북이나 핸드폰을 켜서 슬픈 영화나 노래를 찾지 않는가? 슬픈 날엔 울면서 재생 버튼을 누르는 우리 세대다. 물론 술도 마시겠지만.

     

     

     

    2

     

    최근 내가 3 동안 썼던 글들을 모아 책으로 엮었다. 책에 따른 굿즈(Goods) 라이터를 만들었는데, 라이터에는 @itwasreality 쓰여있다. 우선, 라이터를 만든 목적은 홍보였고, 라이터로 정한 이유는 유동적으로 존재할 굿즈이길 바래서였다. 여느 음식점이나 술집에서 나오며 집어오는 라이터. 하지만 나에게는 가게 상호, 전화번호, 팩스 번호 따위를 새길 필요가 없었다. 나는 골뱅이(@) 아이디만 새기면 됐다. 나를 찾아와서 봐달라는 말은 그거면 된다. 라이터가 명함인 거다. 요즘 @ 영어의 조합이 뭔지 모르는 사람은 없으니까.

    이제는 친구들과 종종 이런 대화를 한다. ‘ xxx 알아?’, ‘xxx? 아이디 뭔데?’. 어디 사는 누구고 하는 사람인지 보다 정확한 아이디. 아이디를 말하다 보면 웃긴 상황이 언더바(under bar, _). 언더바가 앞에 있네 뒤에있네 개있네 개있네 하는 거다. 이건 마치 혜나라고 하면 혜가 여이()인지 아이()인지 정확히 하는 상황과 오버랩된다. 이제는 아기를 낳으려면 이름도 이름이지만 아이디도 생각해봐야 것만 같다. 우리에겐 아이디가 중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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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났지만 구닥(Gudak)이라는 어플이 있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어플을 많은 사람이 사용할 당시에 고통스러웠다. 뭔가 어플을 혐오했다기보다 정말 고통스러웠다. 필름카메라의 색감은 갖고 싶지만 불편하고 어려운 싫은 마음 때문에 지경이 됐나 싶었다. 아무튼 사용하는 방법은 괴이했다. 어플을 키면 필름카메라 뷰파인더처럼 꾸며진 화면이 켜지고 나는 아이폰을 쥐고 필름카메라를 찍을 때처럼 뷰파인더를 바라보는 거다. 그리고 찍고 나서도 웃겼던 필름 롤을 채워야 방금 찍은 사진을 있다는 거다. 그쯤엔 너무 웃겨서 친구한테현상은 어디서 하는데라고 물었던 같다. 현상 방법도 괴이하다. 원래는 며칠 지나야 있는데 그냥 날짜 설정을 바꾸면 지금 있다는 거다. 정말로 고통스러웠다. 필름 특유의 나중에 확인할 있음까지 이렇게 디테일로 넣어놓고 심지어 급한 분들을 위해 날짜를 바꾸면 바로 있는 편리함까지 넣어놓다니.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짬뽕 이런 조악한 어플이 탄생하다니. 

     

    하지만 고통의 핵심은 사람들이 어플을 좋아한다는 사실이었다. 나에게는 너무나도 조악하고 괴이한 어플인데 사람들은 색감도 좋고 신박하다며 좋아하는 거다. 색감이야 좋을 있겠지만 이상하게도 어플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들었던 생각이 이런 어플이 이제는 존재해야 되는 시대가 왔는데 내가 유난스럽게 적응을 못하는 것인지 싶은 생각이 들어 고통스러웠다. 세상이 과도기에 있는 같았다. 혼자 어떻게 진짜를 쓰지 않을 있냐고 구석에서 고함치는 같았다. 하지만 다들 구닥 조금 힘드셨죠? 저는 알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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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젠가 봤던 영화인지 드라마인지 기억나지는 않는데 이런 대사가 있었다. “이성을 만나고 싶으면 미용실에 아니라 프로필 사진을 바꿔.” 다이나믹듀오의 싱숭생숭이라는 노래에는 이런 가사가 있다. ‘프로필 사진 바뀌었나 확대해보고 속는 예뻐진 너에게 전화를 거네실로 이젠 이런 문장들이 어색하지 않다.

     

    우린 사진을 많이 믿으면서도 믿지 못하는 시간에 사는 같다. 무슨 일을 이야기하면 반사적으로 나오는 말이진짜? 사진 봐봐인데 막상 사진을 보여주면 근데 사진 믿어라는 말을 하는 거다. 어느 쪽도 이해가 된다. 사진에 대한 믿음과 불신 모두. 

     

    친구들이랑 이따금 말했던 문장이 있다. 바로 Life for Image, 이미지를 위한 라이프. 우리는 점점 이미지적으로 살고 있다고 느껴진다. 언제는 인생에 끝내주는 사진 장만 생긴다면 인생이 원하는 대로 돌아갈 수도 있을 같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 세대는 인생을 위한 이미지를 찾고 이미지로 싸워가는 같다. 

     

     

     

    내가 일하는 의류매장엔 꽃이 곳곳에 비치되어있다. 꽃들은 평균 2주를 주기로 플로리스트에 의해 바뀐다. 조화가 아니라 생화라는 말인데, 손님들은 꽃을 빤히 쳐다보다가 물어본다. ‘이거 진짜예요?’ 그럼 대답한다. ‘ 진짜예요.’ 그럼 대개 이어지는 반응은...’라는 외마디다. 사람들의 감탄은 가짜가 아닌 진짜를 놓았다는 이유 때문이다. 조화는 아름다운 형상 그대로 영원히 존재하겠지만 진짜가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의미가 없다. 어느 날엔 화려하다가 어느 날이 되면 시들고 때가 되면 죽기도 하는 생화가 조화보다 유의미하다. 그래서 생화라는 사실이 확인될 , 어떤 진실성이 피어나고 진실성은 어딘가 모르게 감동을 준다. 

     

    진짜에 대한 감동. N세대에선 이게 중요한 아닐까? 왜냐면 지금 우리 세대들은모르진 않는 같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우리가 진짜를 알아내는 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쉽지 않겠지만 적어도 자신한테 진짜인 것을 찾아내야 살아가는 의미 있지 않을까. 분명 진짜는 힘이 있다. ‘N세대 생활방식이라는 제목을 달아놓고 정작 생활방식에 관해서는 서술하지 않은 글이 개운치 않을 있지만, 지금의 우리를 잠깐 멈춰서 정리해보고 싶었다. 삶과 자신을 모르면 아무것도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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