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

동네의 정류장, 2014

이상은 2021. 8. 7. 21:20

동네의 정류장

 

 

21살의 나는 태어나서 지금까지 정확하게 내손동-포일동에서만 살면서 동네와 함께 커왔다. 그렇게 21년을 동네에서지내는 동안 동네가 변하는 것을 직접 보고 느껴왔다이유를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20살이 되고나서 동네에 대한 생각이 많이 생기고동네도 나도 많은 시간을 보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많은 시간이 흐르면서 나도 동네도 바뀐 부분이 많았고 계속해서 바뀌어가고 있다. 그렇게 바뀌어가는 많은 가지가 정류장인데, 정류장은 계속해서 변화했다. 완전하게 탈바꿈을 해버리는 아니지만 마치 내가 나이를 먹으며 알게 모르게 외모, 성격, 느낌 등이 변해 가는 것과 같이 정류장도 미묘하게 바뀌어갔다.

 

첫째로 정류장은 계속해서 이름이 바뀌었다. 대충 이유는 재개발이나 새로이 건축물이 들어서는 등이었다. 그런 건축물의 변화가 생기면 정류장은 제일 먼저 이름이 바뀌었다. 우리 동네에 17 가까이청화아파트 정류장 있었다. 정류장은두산 위브아파트가 들어서고 나서 '두산 위브 정류장'으로 바뀌었다. 이렇게 바뀌고 나면 한동안은 가끔 예전 정류장으로 말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때면 마치 개명한 친구의 예전 이름을 부르는 일과 같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정류장이 바뀐 가장 느낄 있는 때는 아무래도 버스를 타고 이동할 때이다. 버스에서 정류장 역을 안내해주는 방송이 나올 바뀐 정류장의 이름이 들리면 시간의 흐름을 느낄 있었다.

 

둘째로 정류장의 형태가 계속해서 바뀌었다. 바로 위에 말한 것과 같이 보도블록에 표지판만 세워져 있었던 정류장이 지붕과 기둥을 갖춘 정류장이 되고. 지붕과 기둥을 갖춘 정류장은 버스 정보나 뉴스 등이 나오는 정보 플랫폼이 생겼다. 앉는 곳이 없었던 곳은 의자가 생겼고 너무 좁아서 불편했던 곳은 구조를 변형해 넓혀졌다. 우리 동네에는 이름도 없고 정류장의 형태도 없이 그냥 표지판(?) 멀뚱히 있었던 정류장이 있었는데, 정류장에 이름이 생기고 정류장이 세워졌을 나와 친구들은 정류장 보고 출세했다며 우스갯소리를 적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정류장의 이름이 바뀌거나 모습이 바뀌는 등의 변화가 생길 때마다 정류장이 나이를 먹는 것만 같다. 이름이 바뀌고 모습이 바뀌는 등의 변화가 생기지만 이상하게도 옛날 모습을 지우지는 못하는 같다. 마치 오랫동안 친구를 우연히 보게 됐을 어른이지만 아직도 옛날 얼굴을 가지고 있는 보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