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

검정치마의 상수역, 2019

이상은 2021. 8. 4. 11:24

검정치마의 상수역

 - 검정치마의상수역 나의상수역 같은가?

 

 

지난 2 12 검정치마의 앨범이 나왔다. 앨범명은 [THIRSTY]. 타이틀곡은 (Queen of Diamonds)’이었고, 내가 꽂힌 곡은상수역이었다. 상수역에 자주 가서 그런가, 제목부터 마음과 닿아있는 느낌이 들었는데, 노래의 가사 또한 왠지 모르게 공감이 됐다. 아무튼, 나는 노래를 들으면 떠오르는 나만의 기억이 있다. 상수역에서 약속이 있던 날이었는데, 유치하게상수역 재생시키고 상수역으로 향했다. 겨울이 떠나지 않고 봄은 아직 오지 않아서 날씨가 쌀쌀했다. 바람이 머리칼을 뒤로 쓸었고, 귀에선 계속해서상수역 흘러나오고 있었다. 나는 이리까페에 들어갔다. 거기엔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 

 

그리고 며칠 전에 검정치마의상수역 들으며 퇴근하던 길이었다. 오랜만에 들어도 여전히 좋았다. 한동안 추억하지 않던 때의 날씨와 날의 감정이 떠올랐다. 그러다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검정치마의상수역 나의상수역 같은가? 내가 노래에서 좋아하는 부분은 [누군가 궁금한 있다면 늦은 상수역만 맴돌았죠. 왜냐고는 내게 묻지 말아요. 싱거운 웃음이 지워진 그댄 보이나요] / [ 그녀의 손을 놔주고 잡아줄 택시밖에 없었어요. 심장은 구긴 종이 같아요. 주름 하나하나 모두 후회에요. 그댄 안보이나요]

부분이다. 검정치마는, 아니 조휴일은 어떤 기억으로상수역이라는 노래를 만들게 됐을까? 조휴일의 기억은 나의 기억과 닮았을까? 닮았다면 얼마나 닮았을까? 조휴일도 나처럼 상수역에 있을 때마다 기억을, 노래를 생각할까? 

 

장소에 대한 노스탤지어(Nostalgia). 노래는 나에게 그걸 만들어 주었다. 사전적으로 노스탤지어(Nostalgia) 타향에서 고향을 그리워하는 또는 지나간 시대를 그리워하는 것을 말한다. 노스탤지어(Nostalgia) 모든 인류가 공통적으로 느끼는 감정이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1주일에 이상 추억에 잠긴다고 한다. 노스탤지어(Nostalgia) 가지는 중요한 특징은 이를 통해 우리가 실제로 따뜻함을 느낀다는 점인데, 어떤 기억은 사람들을 우울하게 만들기도 하니 노스탤지어가 우울을 악화시킨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최근의 연구들은 노스탤지어가 자신을 가치있게 만들었던 기억을 통해 삶에 대해 더욱 성실한 자세를 가지도록 도와준다는 것을 보였다. 

 

상수역에서의 기억, 그리고상수역이라는 노래. 나에게 공간은 입체적으로 바뀌어서 이상 그저 자주 놀던 장소에 그치지 않는다. 그렇다면 조휴일도 그럴까. 조휴일은 [THIRSTY] 앨범에 대해서뻔뻔하고 그로테스크한 앨범을 만들고 싶었다. 그럼에도 나에겐 하나같이 어쩔수 없는 사랑 노래처럼 들린다. 하긴, 전부 내가 지어낸 얘기라고 해도 영원히 없겠지.’라고 말했다. 심지어 말까지 마음과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